시민적 주체에 필수 불가결한 '광기' 지젝의 코기토 해석은 코기토 자체가 아니라 데카르트가 자신의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에 빚지고 있다. 지젝에 따르면, 데카르트적 회의는 우리가 어떻게 자연(혹은 객관성)에 함입된 존재에서 문화(혹은 주체성)로 지탱되는 존재로 변모하는지에 관한 통찰을 제공한다. 지젝은 독일의 철학자 칸트Immanuel Kant(1724~1804)나 헤겔의 작업이 이런 변모과정의 문제에 부쳐진 것이라고 보았다.어떻게 우리는 단지 자연 혹은 객관 세계의 일부였다가 다음 순간에는 말하는 존재로서 세계의 나머지 부분에 대해 주체적인 태도를 갖게 되는가? 이 간극은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헤겔과 칸트는 문화가 마치 마술처럼 갑자기 인간 존재에게 부여된다고 가정하지 않음으로써, 이미 자연..